스포츠가 인간만의 영역이라는 믿음은 오래가지 않는다
피지컬 AI가 탁구와 테니스에서 인간에게 근접하기 시작했다. 순수한 경기 능력만 보면 바둑과 장기가 지나온 길을 스포츠도 그대로 따라갈 가능성이 높다. 스포츠만은 인간의 것이라는 감각은 생각보다 취약한 전제다.
여기서 흔히 나오는 반론은 스포츠는 땀과 실패와 인생을 보는 것이라 로봇 경기는 흥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판단은 지금의 무기질적인 로봇을 보면서 미래를 상상한 결과다. 동시에 진행되는 축이 있다. 사람과 거의 구분되지 않는 외형, 피부 질감, 표정, 목소리, 신체성이다. 여기에 AI가 인격과 캐릭터까지 갖게 되면 전제가 달라진다.
이기기만 하는 선수가 아니라 지고 초조해하고 버릇이 있고 악연이 생기고 부활하고 세대교체까지 하는 존재가 나온다. 카리스마와 드라마와 비극을 설계할 수 있는 선수다. 주최자 입장에서는 부상이나 은퇴, 이적에 흔들릴 일도 적고 세계관과 경기 수준을 통제할 수 있다. 그렇다면 가장 큰 이익을 가져가는 쪽은 로봇 제조사만이 아니라, 선수를 IP로 보유하는 매니지먼트와 이벤트 주최자일지도 모른다.
스포츠가 인간만의 영역이라는 믿음은 오래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