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외부화하는 것은 퇴화가 아닐 수 있다

AI를 제대로 쓴 인류가 도달하는 곳은 더 똑똑해지는 상태가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상태일지도 모른다. 이렇게 말하면 곧바로 뇌가 퇴화한다는 반박이 붙지만, 스스로 생각하는 일이 무조건 좋은 것인가부터 의심해볼 만하다.

인간은 이미 기억을 문자에 맡기고 계산을 컴퓨터에 넘기고 이동을 기계에 위임하며 문명을 진전시켰다. 직접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늘려온 역사다. 그런데 사고만은 자기 뇌로 계속하는 것이 선이고 외부화는 퇴화라고 보는 것은 조금 이상하다. 물론 AI를 처음 만들고 구조를 설계하는 사람들은 끝까지 생각해야 한다. 그 다음 단계에서는 사람이 방향과 바람을 제시하면 AI가 사고하고 에이전트가 움직이고 피지컬 AI가 현실에 구현하는 구도가 될 수 있다.

그때 인간이 지금보다 훨씬 머리를 덜 쓴다 해도 문명의 실패는 아니다. 자동차 때문에 다리 힘이 약해졌다고 자동차 문명을 부정하지 않는 것과 같다. 마지막까지 사람 쪽에 남는 것은 어떻게 실현하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아름답다고 여기며 어떤 세계를 고르는지일 것이다.

생각을 외부화하는 것은 퇴화가 아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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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Eric Han

Posted on

2026/08/28

Updated on

2026/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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